엇그제 그 분께서 운명을 달리 하셨습니다. 제 책임이 아주 큽니다.
죄책감에 하루종일 기분도 꿀꿀하네요.
아이틀에게도 많은 원망을 샀고, 몇십분을 울더군요. 그 화려한 날개 한번 펴보지 못하고 가신 그분....애벌레 되시겠습니다.
지지난주 아이가 유치원에서 반쯤 잘린 PET. 병을 하나 들고 왔습니다. 그 안을 들여다 보니...
허걱!!
애벌레 3마리가 꼬물꼬물. 왜 유치원에서는 하필 애벌레를...ㅡㅡ;
그르나 '뽕' 잎 사이사이로 기어다니는 애벌레를 아이는 너무 신기하게 보고 있었고, 자랑을 하더군요...
"아빠~ 이거 나비된데...내가 맨날 뽕잎 줄꺼다~"
유치원에 갔다오면 매일 들여다 보고, 밥 먹고 보고, 자기 전에 보고, 그렇게 정을 붙여 갔었는데...
어느날 PET.병 안쪽을 보니 뽕잎이 살짝...곰팡이가 @.@
아이가 그걸 청소해 달라고 1주일을 얘기했건만....결국....
한 마리가 가셨습니다.
와이프랑 저는 졸지에 완젼 나쁜 사람으로 낙인 찍혀 버렸고 어찌 됐든 마무리는 지어야 했습니다 ;;;
PET.병을 만든 집은 깨끗이 청소를 해줬고, 잎도 새것으로 넣어 줘습니다. 문제는 이미 운명을 달리하신 한마리인데...
아이들이 보는데 그냥 버리기가 참...
결국 밤 11시에 님을 뽕잎에 싸서 집 앞 와단을 헤집어 묻어줬습니다.
둘째 曰
"우리 기도하자!"
"그래~ 좋은데 가라고 기도해 주자!"
컴컴~한 밤 11시에...
그것도 아파트앞 화단에서(사람도 간혹...지나다니;;)...
반바지, 쪼리 차림에...
어른 하나, 애 둘이 쪼그리고 앉아서 기도를;;;
아이들이 하도 부추겨 얼떨결에 등 떠밀리듯 제가 먼제 기도를 했습니다.
"(중얼중얼중얼중얼)~~ 잘가~~애벌래야~ (중얼중얼) 하늘나라 가서는 꼭 이쁜 나비가 되거라~~(궁시렁궁시렁~)"
"자, 이제 서현이 기도 해봐~"
"아빠, 난 맘 속으로 했는데?"
"......" 앗! 낚였다.
어찌됐든 잘~ 묻어주고 기도도 해주고...무덤에 막대기도 꽂아줬습니다.
그런데 다음날 다시 가 본 화단에는....
무덤이 없어 졌더군요...경비아저씨께서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신것 같아요 ;;
[속보] 애벌레 한마리가 위독합니다...색깔이 자꾸 누렇게 변해가고, 움직임도 거의;;;; 초긴장 상대 ㅜㅜ